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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일상

솔직한 연주, 그리고 감동

브뤼헨 2010. 11. 5. 16:22

이제 내일이면 연주회다.
아마츄어지만, 프로 못지 않은 열정을 자부심으로 삼고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해 준비한 연주회.
어제 밤 늦게까지 연습을 하고서 느꼈던 건
연주자에게 있어서 중요한 건 열정 못지 않은 솔직함이라는 거.

연주자가 관객에게 솔직하게 자신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관객은 과연 그 연주를 통해서 얼마 만큼의 감동을 받을 수 있을까?
텔레만 g단조 콰르텟을 연습하면서 얼마나 모리스 스테거를 열망했던가.
하지만, 난 스테거가 아니고...또한 그처럼 할 수도 없다.
한 마디로 내가 그를 모방하려고 애쓸지라도 난 스테거의 옷을 입을 순 없는거다.

이건 단순히 테크닉적인 부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연주하는 그 연주가 자신의 것이냐, 아니냐는 것이다.
아무리 완벽한 테크닉으로 휘황찬란한 연주를 보여주더라도
연주자가 자신이 뭘 하는지도 모르면서 연주하고 있다면,
그 안에 자신을 새겨넣지 못한다면 감동이라는 걸 관객에게 선물로 안겨주긴 어려울 것 같다.

조금은 미숙해 보여도,
자기 옷을 입고 솔직하게 말하고 싶은 것을 다 말한다면
그 가운데서 관객은 감동과 더불어 감격을 얻어가지 않을까.
우리가 가끔 어린 유치원생들의 노래를 통해 감동을 받는 것도
어찌보면 같은 맥락에서의 얘기일지도 모른다.

고질적으로 안 되는 부분이 있다.
문제의 여섯 마디...테크닉적으로 안 되는 그 부분을 아마 천 번도 넘게 연습했을 거다.
내일 연주를 앞두고 이제서야 드는 생각은 그 여섯 마디에 너무 집착하지 말자는 것.
비록 그 부분에서 엉터리가 될지언정 전체 그림에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절대 놓치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다.

괜히 관객들을 의식해서 그들의 귀를 속이려는 어설픈 생각일랑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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