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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일상

연주자에게 연습은 일용할 양식

브뤼헨 (황금빛모서리) 2010. 12. 4. 12:14

아마츄어건 프로건 간에 연주를 하는 사람이라면 연습은 필수다.
자신의 기본기를 믿는 자만심은 스스로를 대중 앞에서 망신주는 지름길이다.
왕년에 이 정도 했어...라는 것은 빈 수레의 울부짖음이다.
관객은 지금의 모습을 볼 뿐이지, 그 순간에 그의 과거를 인정해주지 않는다.

언젠가 존경하는 리코더 연주가 선생님이 이런 말을 했다.

"연주가는 연습을 해야지."

 당연한 말씀인데, 이 당연한 사실을 제대로 지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때문에 우리가 '일류'라고 부르는 이들은 얼마 되지 않는 것 같다.
그들을 바라보면서 그들의 천재성에 감탄할 것이 아니라
얼마나 성실하게 자신의 길을 갈고 닦았는지를 상상해야 할 것이다.

연주회라고 관객에게 나 자신을 보여주려면
시간내서 온 그들에게 그 만한 대가를 지불해줘야 한다.
그건 순전히 연주자의 몫이고, 당연히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
이건 실력을 떠나 성의에 관한 부분이다.

결국 '성실'이라는 건 연주자에게 습관과도 같은 부분이어야겠다.
뭐..연주 뿐이겠나.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겠지.
성실이 베이스에 깔린 연주는 비록 사정없이 실수를 연발하더라도
관객들에게 최소한 '감동'은 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관객은 자기가 빵을 먹는지, 떡을 먹는지, 라면을 먹는지 혼동할 게 뻔하다.

정말 자신의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하루하루 공들여 자신을 만든 연주가를 만났다.
세상은 그를 천재라며 온갖 미사여구로 띄우곤 하지만,
내가 보는 그는 천재이기 이전에 성실한 사람이다.
땀 흘려 씨 뿌리고, 수확하는 기쁨을 아는 그런 사람이다.
아무리 세상이 이상하게 돌아가도 땀 흘리는 수고는 절대 헛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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