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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 실종, 살벌한 나라

브뤼헨 (황금빛모서리) 2011. 7. 1. 10:38


최근 이슈가 되는 젊은 층들의 어르신들을 향한 불손한 행동들에 관한 기사들을 접하면서
이런저런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된다.

"도대체 왜 그런걸까?"

사실 지하철 막말남이나, 자기 자식 만졌다고 노발대발 하는 엄마나 분명 이유가 있을텐데 말이다.
이유없이 그런 행동이나 말이 나온다면 그들 전부를 정신이상자로 봐야 할 것이다.

혹자는 가정교육의 문제라고도 하겠고,
어떤 이는 어린시절 가정의 불화속에 자랐을거라고도 하겠고,
또 다른 이는 계속되는 사회 속에서의 실패를 맛보았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분명 일리가 있는 말들일테고,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요인들이겠지만
크게 봤을 때는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잠깐 눈 감았다 뜨면 변하는게 오늘날의 현실이다.
세상은 급속하게 발전(?)하고, 변화한다.
사람들의 생활은 갈수록 편리해지고, 세상에 즐길 것들은 많아진다.

이런 가운데 사회적 이슈가 되는 부분들은 허접한 가십거리들이다.
본질적으로 우선되어져야 할 소재들은 꽁꽁 숨어 버리고,
손쉽게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이야기들은 오감을 자극하는 것들 뿐이다.

다수가 모인 공동체 속의 '진정한 소통'은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개인은 더욱 더 개인주의 속으로 빠져든채 삶의 공허함 속에 허덕인다.
그런 공허함을 인식하지 못한 개인들은 더욱 더 쓸데없는 것들에 시간을 소비하고,
히히덕 거리고, 삶을 낭비하며 진정성을 잃어간다.

스마트폰과 더불어 소셜 네트워크다 하면서 등장하는 갖가지 매체들,
그 안에 사실 진정한 소통이 있고, 나눔이 있을까?
그런 매체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진심과 배려가 진정으로 담겨 있을까 하는 것이다.
어쩌면 나 또한 마찬가지겠지만, 바깥 세상에서 받지 못하는 관심을
사람들은 가상의 공간 속에서 받으며 위로를 얻는지도 모른다.

'현대인은 외롭다'

인식하지 못하는 고독 속에서 바깥 세계와 나를 단절시킨 스스로의 벽은 갈수록 높아지고,
내부에서는 주야로 경계근무를 선다.
나 외의 다른 이들, 내 가족 외의 다른 이들은 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나에 대한 그들의 사소한 말과 행동으로부터 나와 내 가족을 지켜야 한다.

'보호본능'

정말 쓸데없는 거다.
자기를 지킨다는 무의식의 말도 안되는 논리 속에서
실제로는 역으로 다른 이들을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주변의 시선은 상관없다.
그들과 나는 아무 상관도 없는 관계고,
그들 또한 나를 공격할 수 있는 또 다른 적이 아닌가!

세상의 편리는 삶을 기름지고 윤택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를 단절시키고 격리시킨다.
그 중에 일부는 그런 무리에서조차 떨어져 고립되기도 한다.

!!!

너무 무리한 억측일까?
이런 상상을 주장하는 것도 아니고 강요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오늘날 이기주의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배경 속에 산업화된 이런 세상의 영향이 적지는 않을 것이다.

얼마 전 아는 분이 귀농을 선택했다.
잘 다니던 직장이 있고, 안정적인 삶이 있기에 모두들 말리기도 했다.
그 분이 귀농을 선택하게 된 계기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산업화의 폐해이기도 했다.
생활은 편리할지 몰라도, 내면세계는 무척이나 불편을 겪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 아닐까?

어르신들을 향한 불손한 언행들과 무례한 행동들을 보면서 나 또한 격노하지만,
그들 또한 한 명의 피해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씁쓸해지는 오늘이다.

연예인들의 하의실종에 두 눈 부릅뜨고 관심을 가지는 오늘,
각자의 예의실종을 점검해 봐야 할 것이다.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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