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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rder & Life Story

티미르호 1집 본문

리뷰/리코더 & 고음악 음반

티미르호 1집

브뤼헨 2010.10.07 14:51




리코더 음악을 접하는데 있어서 걸림돌이랄 수 있는 것 한 가지는 '어렵다'라는 것이다. 모든 오리지널 리코더 작품들이 그렇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리코더 음악 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은 소나타, 콘체르토 등이 아닐까? 덕분에 일반 대중음악에 익숙한 일반인들에겐 리코더라는 악기는 초딩의 전유물 그 이상이 되지 못하는 것 같다. 미칼라 페트리라는 덴마크의 리코더 연주가는 그런 부분들을 상당히 무너뜨리는 데 한 몫 했다. 르네상스, 바로크 뿐만 아니라 북유럽의 전통음악이나, 중국음악 등 다양한 시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화해서 리코더의 다른 일면을 보여주었다. 캐나다의 르 보레아데 앙상블 또한 비틀즈 바로크라는 음반을 통해서 리코더 뿐만 아니라 바로크시대의 악기들을 일반인들에게 친근하게 소개했다. 이번에 포니캐년에서 발매된 어쿠스틱 그룹 "티미르호"의 음반 또한 의도하지는 않았더라도 리코더를 소개하는데 있어서 그 영향력 만큼은 상당하리라 예상한다.


티미르호는 김재훈이라는 피아니스트겸 작곡가가 시도한 프로젝트 앙상블이다. 아마도 처음에는 리코더와 건반의 듀오였던 것 같은데, 그간 다른 악기들과의 다양한 앙상블을 갖춰서 연주해온 것으로 안다. 티미르호의 장점이라면 장점일 수 있는 것은 모든 곡들이 자작곡이고, 더불어 어쿠스틱 음향을 지향한다는 점이다. 1집을 통해 소개되는 곡들은 그간 그들이 연주해왔던 곡들로 리코더와 피아노, 기타의 구성으로 감성적인 선율들을 늘어 놓았다. 주된 선율은 리코더와 피아노가 맡았고, 그 사이의 여백을 기타가 충실하게 채우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다만 음반을 들으면 들을수록 다른 악기에 비해 피아노가 다소 지나칠 정도로 부각되는 이미지는 지울 수가 없다. 어쩌면 의도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팀이름처럼 티미르호의 1집의 여정은 한마디로 '항해'에 관한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출항과 귀향속에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엮은 구성은 독특하지만, 한편으론 작위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전반적으로 이 음반은 무척이나 '감성적인' 것들로 가득하다. 서정적인 아련한 느낌의 멜로디들은 듣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할 것이고, 이들의 음악에 빠지도록 손짓할 것이다. 리코더의 발랄한 느낌은 타이틀 곡인 '피리부는 소년'에서 적절하게 드러난다. 춤곡의 리듬을 갖춘 곡은 새소리 같은 리코더의 명랑함을 간결하게 보여준다. 인형술사에서는 애잔한 슬픔을, 귀향에서는 기타와의 그윽한 서정성을 리코더는 들려준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재학중인 이정국의 리코더는 깔끔하게 똑 떨어지는 마냥 이쁜 음색보다는 질감있는 목관 특유의 음색이다.

사실 이렇저 저렇다 논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티미르호의 1집에는 그 흔한 곡 소개조차 담겨있지 않다. 감상자의 상상력을 제한하지 않겠다는 의도인 만큼, 일단 그냥 듣고, 즐겨보는게 어떨까. 기존의 곡이 아닌 창작에 의한 산물을, 그것도 어쿠스틱 음향으로, 더불어 리코더가 함께 가담한 음반은 매니아들에겐 무척이나 매력적인 선물일 것이다.


연주자

김재훈, piano

이정국, recorder
박승원, guitar



수록곡
 

01  달빛 아래

02  항해
03  피리부는 소년
04  인형술사
05  이별의 왈츠
06  깊은 바다
07  분홍 돌고래
08  봄비
09  새벽
10  폭설
11  춤추는 소녀
12  섬
13  꽃지다
14  귀향
15  놀이동산 (Bonus track)

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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