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order & Life Story

리코더 이야기 - 2. 리코더의 종류 [flute & 10/11월호] 본문

음악, 악기 & 사람들/악기

리코더 이야기 - 2. 리코더의 종류 [flute & 10/11월호]

브뤼헨 (황금빛모서리) 2011. 11. 11. 09:57

출처: Moeck - Practical and worthwhile tips for recorder players


리코더 이야기 2 - 리코더의 종류



바로크시대에 가장 인기 있었던 리코더는 알토 리코더다. 그래서인지 오늘날 전해지는 17~18세기의 곡들은 이 악기를 위한 독주 작품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편이다. 영국에서는 이 알토리코더를 Common Flute 라는 명칭으로 불렀고, 이 악기를 기준으로 다른 악기들의 명칭이 정해지기도 했다. 예를 들면 Fourth Flute, Fifth Flute, Sixth Flute 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번 호에서는 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우리나라에서 초등학교를 거친 이들이라면 한번 쯤은 불어봤을 소프라노 리코더를 기준으로 리코더의 종류에 관해 설명하도록 하겠다.

좌측에 있는 사진의 리코더는 르네상스 시대의 다양한 파트의 리코더들이다. 오늘날 합주시 사용하는 리코더는 대부분 바로크시대의 모델로 생산되지만, 실제로 바로크시대에 대규모의 리코더 합주편성은 거의 없었다. 17세기 바로크 시대에 접어들면서 리코더는 독주악기로 주목받게 되었고, 자연스레 저음역대의 리코더들은 바소 콘티누오(통주저음)로 사용되거나, 퇴화되었다. 르네상스 시대야말로 리코더가 합주악기, 즉 콘소트(Consort) 악기로 인기를 누렸던 최고의 시기였다. 오늘날에도 15~16세기의 작품들을 이 악기들로 재현하고 있고, 대표적인 단체가 폴 린하우츠가 이끄는 로얄 윈드뮤직 (The Royal Wind Music)을 예로 들 수 있다.

리코더는 크게 F조와 C조의 악기로 구분 짓는다. 물론, 그 이외의 조로 제작된 리코더도 많지만, 일반적인 합주에 사용되는 조성의 악기는 F조와 C조에 해당한다. 초등학교 3,4학년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리코더는 C조에 해당하는 소프라노 리코더이고, 사진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이 리코더보다 한 옥타브 위의 음역대에 해당하는 파트가 클라이네 소프라니노(혹은 가클라인 Garkelin), 한 옥타브 아래가 테너 리코더, 두 옥타브 아래는 그레이트 베이스 리코더다. F조의 악기는 알토 리코더를 기준으로 했을 때, 한 옥타브 위가 소프라니노, 한 옥타브 아래는 베이스, 두 옥타브 아래는 콘트라 베이스(혹은 서브 베이스) 리코더다. 이보다 더 저음역대로는 슈퍼 콘트라 베이스 리코더가 있고, 이 악기는 테너 보다 한 옥타브 아래의 C조와 콘트라 베이스 보다 한 옥타브 아래인 F조 두 가지 조성을 갖고 있다. 한 가지 참고할 것은 리코더의 기본적인 4성부는 성악에서의 4성부보다 한 옥타브 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소프라노와 베이스 리코더는 각각의 음자리표에 옥타브 표시를 해서 기보한다. 실음은 한 옥타브 위라는 것이다. 사실상 베이스 리코더의 경우 알토 음역대에 해당한다. 때문에 근래에 리코더 앙상블 연주를 보면 4성부를 테너, 베이스, 그레이트 베이스, 콘트라 베이스 리코더로 구성해서 연주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Voice Flute by Phlilippe Bolton, after Johann Christoph Denner (1655-1707)


C조와 F조 이외의 리코더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바로크 시대에 알토 리코더 다음으로 가장 폭넓게 사용되었던 리코더를 꼽으라면 바로 D조의 보이스 플루트(Voice Flute)일 것이다. 보이스 플루트는 알토 보다는 조금 크고, 테너 보다는 약간 작은 크기의 악기로, 바로크시대에 성행했던 트라베르소 플루트와 같은 조성을 갖고 있다. 덕분에 당시에 이 두 악기는 꽤 많은 레퍼토리를 공유했고, 오늘날에도 이 악기로 플루트 레퍼토리를 소화하곤 한다. 그리고, F조의 알토 리코더 외에 G조의 알토 리코더도 있는데, 통상적으로 G 알토라고 부르는 이 악기는 F조와 마찬가지로 바로크 시대에 독주악기로 사용되곤 했다. 앞서 언급했던 Common Flute 라는 명칭으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던 알토 리코더를 기준으로 4,5,6도의 음정 위의 조성에 해당하는 악기들은 각각 Fourth, Fifth, Sixth Flute 라고 불렀다. Fifth Flute는 C조 소프라노 리코더의 또 다른 이름으로 볼 수 있다. 이 악기들은 주로 고음역대의 리코더 협주곡에 사용되었다. 삼마르티니(Giuseppe Sammartini), 우드콕(Robert Woodcock), 바스톤(John Baston) 등의 협주곡들이 이 악기들을 위한 작품들이다. 오늘날엔 소프라노 리코더로 연주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오늘날의 연주가들 중 일부는 여전히 이 악기들을 사용해서 오리지널 판본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글/ 박광준 (www.recordermusic.net)
[flute & ] 10/11월호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