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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리코더 연주 Tip - ① 핑거링 포지션

브뤼헨 (황금빛모서리) 2020. 3. 17. 12:06

리코더를 불 때 기본이 되는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자세, 호흡, 텅잉 등.

 

어느 것이 먼저다 라고 말하긴 어렵겠지만,

일단 악기를 연주하려면 먼저 손에 들어야 하기에 자세부터 시작해 봅니다.

 

기본적으로는 호흡이 원활하게 하기 위해 허리를 펴고,

고개를 너무 숙이지 말고 정면을 응시하는 높이로 드는 것이 좋습니다.

리코더는 제일 아래 벨 부분이 위로 올라갈수록 소리가 더 멀리까지 전달됩니다.

고개를 숙이면 그만큼 전달력이 많이 떨어진다는 것을 아시면 좋겠습니다.

이런 이유로 연주자들은 연주에 따라 벨 높이를 다르게 해서 다양한 다이내믹을 구사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핑거링이 있죠.

처음 리코더를 시작하는 분들 중 적지 않은 수가 핑거링홀을 손 끝으로 막곤 합니다.

그럴 경우 정확하게 구멍을 막기가 어렵습니다. 

리코더는 아주 미세한 틈만 있어도 음정이 정확하게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먼저 아래 그림을 보시겠습니다.

 

 

아주 유명한 그림이죠. 다들 한 번씩은 보셨을 겁니다.

이 그림은 바로크시대 유명한 음악가이자 악기 제작자였던 자끄 오테테르(Jacques Hotteterre)의 저서

'Principes de la flute traversiere, de la Flute a Bec, et du Haut-bois' 에 소개된 그림입니다.

트라베르소와 리코더, 오보에에 관한 지침서입니다.

 

위 그림을 잘 보시면 손 끝을 세운게 아닌 손가락으로 악기를 감싼 모양으로 구멍을 막고 있습니다.

정면에서 보시면 약간 감이 안 올 수 있는데요. 그럼, 아래 그림을 하나 더 보시겠습니다.

 

 

 

일본의 악기 제조회사이자 출판회사인 제논(Zen-On)의 악보에는 위와 같은 리코더 그림이 있습니다.

손가락을 자세히 보시면 손 끝이 아닌 손가락을 구멍에 살짝 얹은 모양입니다.

이 때 손가락 마디를 심하게 구부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각 손가락의 첫 번째 마디의 지문 중앙부의 약간 볼록 튀어나온 부위로 구멍을 막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손가락 끝으로 막으려고 하면 손가락 각 관절은 상당히 많이 구브러집니다.

대신 위 그림처럼 구멍을 감싸듯이 막으면 훨씬 편하게 핑거링을 할 수 있습니다.

 

위 그림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오른손 엄지 손가락의 위치도 매우 중요합니다.

이 손가락 위치에 따라 6번과 7번 홀을 막는 손가락의 피로도가 달라집니다.

보통은 오른손 검지와 중지 사이, 4번과 5번 홀 사이에 위치하는게 일반적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개인차가 어느정도 있기 때문에 위의 위치를 기준으로 연주자의 편의에 따라 조정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왼손 새끼 손가락의 위치도 덧붙여 보겠습니다.

이 손가락은 핑거링을 위해 사용하는 손가락은 아니죠.

하지만, 왼손 새끼 손가락의 위치에 따라 나머지 1~3번 홀을 막는 손가락의 핑거링이 달라집니다.

어떤 분들은 이 손가락을 악기 지지를 위해 몸체에 대는 경우도 있고,

몸체에서는 떼어 놓지만 아래로 숙이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 두 가지 경우 모두 1~3번 홀 개폐시에 핑거링을 어렵게 합니다.

따라서 1~3번 홀을 막은 자세에서 자연스럽게 몸체에서 위로 떼시는게 가장 좋은 위치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팁만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핑거링에 따라 손가락을 많이 떼는 경우 악기의 안정성이 많이 떨어져서 흔들리기도 하죠.

엄지 받침을 사용하는 경우 그 정도가 덜하지만,

소프라노나 알토 정도에서는 엄지 받침을 안 쓰시는 것도 '자유로운' 연주에 더 도움이 될 것 같네요.

호불호가 많이 갈릴 수 있을테니 이 부분은 가볍게 넘어 가구요.

위와 같은 핑거링일 경우 오른손 약지와 소지(새끼 손가락)을 각각 6, 7번 홀 우측에 가볍게 대시면

손가락을 많이 떼는 핑거링에서 좀더 안정적으로 악기를 연주할 수 있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여기까지로 정리하겠습니다.

왼손 엄지 손가락 부분은 써밍(Thumbing)에서 다뤄 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