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order & Life Story

조혈모세포 기증 후기 본문

이야기/일상

조혈모세포 기증 후기

브뤼헨 (황금빛모서리) 2021. 5. 3. 15:55

본 후기는 구체적인 일정과 장소 언급을 제외하고 소개합니다. 또한 후기의 목적은 조혈모세포 기증을 앞두고 있는 분들이 궁금해하실 부분들을 소개해서 준비하시는데 도움을 드리고자 함입니다. 조혈모세포에 대한 소개는 아래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의 글을 참고해 주세요. 

 

www.kmdp.or.kr/shop/2_1.php

 

 

저는 2014년 헌혈의 집에서 헌혈을 하게 되면서 '조혈모세포 기증'에 관한 소개를 받게 되었고, 당시 기증에 동의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유전자 일치하는 환자가 없어서였는지 수년이 지나 2020년에서야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후 담당 코디네이터 간호사님이 직장에 방문해주시면서 기증에 관해 자세하게 안내해 주셨고, 이후 연락을 기다렸습니다. 환자분 상태에 따라 기증일정이 정해지기 때문에 기증일정은 각각 달라집니다. 

 

 

건강검진

 

한 해가 저물고, 이듬해 O월 경으로 일정이 나왔습니다. 때문에 1개월 전인 O월경 건강검진을 받게 되었습니다. 기증자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인데요. 보통 직장에서 하는 기본 건강검진과 비슷하지만, 혈액검사가 더 많다보니 혈액추출양은 더 많았습니다. 그리고 심전도검사도 추가되었구요. 검사시간은 대략 1시간 정도 소요되었고, 제가 기증하기 위해 입원할 병원에서 했습니다. 하지만, 기증을 2주정도 앞두고 환자분 상태가 좋지 않다는 연락을 받았고, 기증은 2개월 뒤로 미뤄졌습니다.

 

 

촉진제 주사 투여

 

2개월 뒤 기증 열흘 전 즈음 최종적으로 일정 확정을 통보 받았고, 촉진제 주사를 맞을 병원도 선정되었습니다. 촉진제 주사는 총 5회(1회에 두 대) 투여받게 되는데, 입원 전 3일 동안 3회, 입원 후 첫 날 1회, 둘째 날 새벽 1회 투여받습니다. 원래 입원하는 병원에서 맞게 되는데, 저는 입원 전 투여일정을 일~화요일까지 일정을 잡아서, 입원 전 첫 날은 집 근처에서, 나머지 2회는 직장 근처에서 맞았습니다. 이렇게 외래병원을 이용할 경우 촉진제 주사를 스티로폼 박스에 아이스팩과 함께 퀵서비스로 보내 줍니다. 받은 주사제는 냉장 보관했다가 맞을 때마다 해당 병원으로 소견서와 함께 가져가면 접종 받을 수 있습니다. 촉진제 주사와 함께 타이레놀도 보내주는데, 촉진제 후유증에 따라 통증이 심할 경우 복용을 권합니다. 저는 가능하면 안 먹으려다가 1차 접종 후 다음날 새벽부터 통증이 좀 있어서 하루에 1회 정도 복용했습니다.   

 

개인적으론 기증 일정 중 촉진제 주사 맞는 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주사 자체도 기존 주사제 보다는 약간 아픈 편이었는데, 그 보다는 접종 후 후유증 때문입니다. 제 경우 접종 회수가 늘어감에 따라 통증도 조금씩 추가되었습니다. 통증의 증상이나 정도는 개인차가 꽤 있는 것 같습니다. 살펴보면 큰 증상 없는 분들도 있는 것 같구요. 후유증은 대체적으로 근육통이 많은 편인데, 타이레놀 같은 진통제를 적절하게 복용하면 일상생활 하는데 크게 무리는 없습니다. 

 

 

입원

 

입원 첫 날 오후 코로나19 검사를 마친 후 입실했습니다. 본래 1인실 예정이었으나 입원실 부족으로 소아병동이 있는 2인실을 배정받았고, 2박 3일간 혼자 사용했습니다. 보통 기증자 입원실은 VIP 1인실로 우선 배정되는데, 제반 비용을 모두 환자분이 부담하는 것은 아니어서 입원실 등급에 따라 환자부담이 달라지진 않는다고 합니다. 입원 후 2박 3일간의 일정에 대해 다시 안내를 받고, 혈액검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오후 늦게 위에 언급한 4차 촉진제 접종을 합니다. 입원 기간 동안에는 수분 섭취량과 배설량을 시간에 따라 기입해야 합니다. 담당 간호사 분들이 수시로 체크하고, 더불어 혈압과 체온도 수시로 체크합니다. 

 

입원 둘째 날 새벽 5시경 마지막으로 5차 촉진제 접종을 마칩니다. 당시 오한과 발열증상 번갈아 있었는데, 체온이 37.8도까지 올랐으나 타이레놀 복용후 정상 체온으로 내려왔습니다. 새벽 6시경 혈액검사를 한번 더 합니다. 이후 아침 식사후 조혈모세포 기증실로 이동합니다.

 

 

기증

 

조혈모세포를 채취하는 시간은 대략 4~6시간 걸립니다. 채취실의 선생님 말씀으로는 5시간 정도 걸린다고 안내 받았고, 제 경우 실제 4시간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채취시에는 거동이 불가능해서 화장실 사용이 어렵기 때문에 채취하는 오전에는 수분 섭취를 줄였습니다. 채취는 양 팔에 두 개의 주사관을 삽입해서 한 쪽으로는 혈액을 빼서 조혈모세포를 추출하고, 다른 관을 통해 조혈모세포를 채취하고 남은 혈액을 기증자에게 재투입 시키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제 경우 오른팔에서 추출하고, 왼쪽팔로 다시 투입했습니다. 추출하는 팔에는 금속바늘을, 나머지 혈액을 투입하는 팔에는 플라스틱 바늘을 사용합니다. 때문에 금속바늘을 꽂은 팔은 채취가 끝날 때까지 움직이지 말아야 하고, 플라스틱 바늘을 삽입한 쪽은 약간의 움직임은 허용됩니다. 하지만, 플라스틱 바늘 삽입한 곳도 가능하면 움직임을 적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 경우 몇 차례 움직이다 채취가 끝날 무렵 바늘이 빠져서 담당 선생님이 급하게 조치해주셔서 큰 탈은 없었지만, 덕분에 해당 부위가 시퍼렇게 멍이 들었습니다.

 

 

2차 채취여부 확인

 

채취가 끝나면 입원실로 이동해서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합니다. 모든 상황이 다 끝나서인지 긴장도 좀 풀어졌습니다. 조혈모세포 채취량이 충분치 않으면 다음 날 오전 2차 채취를 하게 되는데, 둘째 날 저녁 담당 코디네이터 간호사님으로부터 채취량이 충분하다는 연락을 받았고, 추가 채취는 하지 않게 됐습니다.

 

 

퇴원

 

2차 채취를 하지 않게 되어 셋째 날 오전 퇴원하게 되었습니다. 2차까지 진행할 경우 채취 후 오후에 퇴원하게 됩니다. 아침 식사 후 9시 조금 넘어 담당 코디네이터 간호사님이 방문해주셨고, 이후 퇴원절차를 진행해주셨습니다. 

 

 

사후관리

 

기증자의 상태 점검을 위해 기증 후 2주 뒤 혈액검사를 진행합니다. 제 경우 직장 근처 촉진제 주사를 맞았던 병원에서 진행했습니다. 혈액검사는 다음 날 바로 나오고, 해당 병원을 방문해서 결과지를 받고 담당 코디네이터 간호사님께 보내드렸습니다. 이후 간호사님으로부터 검사결과에 대한 설명을 안내 받았습니다. 제 경우 기증 후 2주 뒤 모든 상태가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백혈구와 혈소판 수치인데 모두 정상이었고, 혈소판 수치는 최초 건강검진 때보다 더 높게 나왔습니다. 제 경우 첫 검사때 정상이긴 했지만, 평균치 보다는 조금 아래라고 했었는데, 기증 후 오히려 더 좋은 상태가 되었습니다. 기증 때부터 궁금했던 제 조혈모세포를 이식받는 분의 건강상태는 담당 간호사님으로부터 기증 후 약 4주 후에 환자분 상태를 전달 받을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맺음말

 

조혈모세포 기증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필요한 환자에게 기증할 수 있습니다. 골반 뼈에서 추출하는 골수이식에 비해 부작용도 덜하고, 채취 방법도 힘들지 않아 누구나 마음만 있다면 기증신청하고, 생명을 살리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제 경우 처음 기증신청은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해 구체적으로 잘 모르는 상태에서 동의하고 신청했지만, 추후 유전자 맞는 환자분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일종의 책임감이 들었습니다. 몇 해 전 친구가 혈액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가까운 가족인 매형도 같은 해 직장암으로 이별했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환자의 경우 100% 유전자가 일치하는 기증자를 만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는 대략 2~3개 정도만 다르다고 들었습니다. 그 정도만 되도 환자에게 이식하기에는 충분하다고 합니다. 최근 주변에서 이처럼 이식받을 수 있는 기증자를 기다리는 분들을 보게 되면서 보다 많은 분들이 이에 동참한다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끝으로 조혈모세포 기증 시작부터 끝까지 세심하게 살피며 도움주신 배간호사님과, 사후관리를 맡아 진행해주신 이간호사님께 감사드립니다. (실명을 거론하고 싶지만, 그래도 괜찮은지 싶어 이렇게만 남깁니다.)

'이야기 >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혈모세포 기증 후기  (0) 2021.05.03
끄적끄적  (0) 2017.10.31
출근길 두 가지 풍경  (0) 2017.04.06
소통의 부재  (2) 2013.11.06
기준  (0) 2012.03.21
어떤 영화를 볼까? 나의 영화 선택법?  (2) 2012.02.29
0 Comments
댓글쓰기 폼